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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실패를 통과하는 일' 읽고 나서

by 윤서이 2025.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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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나는 창업할 생각이 없다.

스타트업 차릴 꿈도, 대표 되겠다는 야망도 없다.

그런데 요즘 이상하게 압박감이 느껴진다.

 

'회사 이름 떼면 나 혼자 잘 살 수 있나?' 그 생각이 자꾸 맴돌았다.

그러다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실패를 통과하는 일'은 퍼블리 창업자 박소령님이 쓴 책이다.

10년간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겪은 실패와 선택들을 솔직하게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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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창업 진짜 쉽지 않다는 거였다.

주변에 창업하시는 분들 이야기 들으면 잘 되려면 로또 당첨 확률이라고 했다.

어릴 때부터 "너는 꼭 월급쟁이로 살아라"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괜히 그런 말이 나온 게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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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창업자 찾는 게 결혼 배우자 만나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대목에서 고개가 끄덕였다.

가치관, 속도, 목표가 안 맞으면 큰 도전을 같이 버티기 어렵겠다 싶었다.

힘들 때 서로 믿고 버텨야 하는 건데, 그게 없으면 위기 앞에서 금방 무너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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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겪은 레이오프 경험을 읽는데,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공감됐다.

저자는 레이오프를 결정해야 했던 사람이고, 나는 당한 쪽이라 입장은 다르지만,

한 명이 나가면 줄줄이 나가게 되는 그 분위기는 똑같이 느껴봤다.

레이오프는 누구한테나 일어날 수 있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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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으면서 안 좋았던 경험들이 자꾸 떠올랐다.

굳이 그 경험을 꺼내서 글로 적을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근데 그게 떠오른다는 건, 그만큼 공감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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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인용한 알토벤처스의 '시리즈 B의 함정'(원문, 번역글) 이야기도 공감됐다.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례 없는 방식으로 인력을 고용하고 투자합니다. 몇몇 핵심 인력을 급하게 채용하고, 팀을 과도하게 구성하고, 마케팅 지출을 늘립니다. (...) 그러나 방향을 바꾸기에는 너무 늦었습니다. 몇 분기 연속 높은 지출, 목표 미달성, 기대치 하락을 겪으면서 1년과 1000만 달러를 낭비했습니다.

 

회사가 투자를 받고 나면 뭔가 새로운 걸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이 생기는 것 같다.

사업이 여러 방향으로 확장되면서 조직 안에 긴장감이 생기는 것도 봤다.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건 내 역할에 충실하면서 보이는 문제점을 공유하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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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덮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결국 누구한테 의지하기보다 내 인생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깨달음이 왔다.

창업자가 아니어도 선택과 책임, 속도와 타이밍의 중요성은 누구한테나 적용되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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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후반부에 저자가 모든 일에 눈물이 났다고 쓴 부분이 있다.

뭘 해도 감정선이 건드려지면 자동으로 눈물부터 터졌다고,

그 부분 읽으면서 나도 울컥했다.

창업자가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쓴 책은 처음 봤다.

창업에 관심이 없어도, 조직에서 일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내용이 많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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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이야기인데, 나한테는 다른 질문을 던진 책이었다.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는 힘, 나는 가지고 있나?'

아직 자신 있게 대답은 못하겠다.

근데 그 질문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읽은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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